헷갈리는 모음 ㅐ·ㅔ, ㅚ·ㅙ·ㅞ
'개'와 '게', '왜'와 '외'를 소리만 듣고 구별할 수 있나요? 요즘은 많은 사람이 이 모음들을 거의 같은 소리로 말해요. 그래서 말할 때는 문제가 없다가도 글로 쓸 때, 그리고 자모당에서 ㅐ 버튼과 ㅔ 버튼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때 손이 멈칫하게 돼요. 소리가 비슷한 모음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가려 쓰면 되는지 정리해 볼게요.
모두 ㅣ가 붙어 만들어진 모음이에요
헷갈리는 모음들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다른 모음 뒤에 ㅣ가 붙어서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모양을 보면 오른쪽에 세로획 하나가 더 있어요.
| 모음 | 만든 방법 | 예 |
|---|---|---|
| ㅐ | ㅏ + ㅣ | 개, 배, 새, 해 |
| ㅔ | ㅓ + ㅣ | 게, 베개, 세상, 제비 |
| ㅚ | ㅗ + ㅣ | 외국, 괴물, 쇠, 회사 |
| ㅙ | ㅘ + ㅣ (ㅗ + ㅏ + ㅣ) | 왜, 꽤, 돼지, 쾌활 |
| ㅞ | ㅝ + ㅣ (ㅜ + ㅓ + ㅣ) | 웨딩, 꿰다, 궤도 |
ㅏ와 ㅓ는 소리가 뚜렷하게 다른데, 뒤에 ㅣ가 붙으면 입 모양이 비슷해지면서 소리 차이가 작아져요. ㅐ는 입을 조금 더 크게, ㅔ는 조금 덜 벌리고 내는 소리지만, 빨리 말하면 그 차이가 거의 사라져요. 국어학에서도 요즘 많은 사람이 두 소리를 구별하지 않고 말한다고 봐요.
ㅐ와 ㅔ: 소리 대신 뜻으로 구별해요
표준 발음으로는 ㅐ와 ㅔ가 다른 소리예요. 하지만 실제로는 구별이 어려우니, 글자를 고를 때는 뜻으로 외워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해요. 자주 헷갈리는 짝을 모아 봤어요.
| ㅐ | ㅔ |
|---|---|
| 개 (멍멍 짖는 동물) | 게 (집게발이 있는 바다 동물) |
| 배 (타는 배, 먹는 배, 몸의 배) | 베 (삼실로 짠 천), 베다 (칼로 자르다) |
| 매다 (끈·넥타이를 묶다) | 메다 (가방을 어깨에 걸다) |
| 결재 (윗사람이 서류를 허락함) | 결제 (돈을 치러 거래를 끝냄) |
| 내가 (나 + 가) | 네가 (너 + 가) |
신발 끈을 매고, 가방을 메고 나가요.
카드로 결제하고, 부장님께 결재를 받아요.
'내가'와 '네가'는 말할 때 특히 헷갈려서, 입말에서는 '네가'를 '니가'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니가'는 표준어가 아니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두 소리를 구별하기 어려워한다는 걸 보여 줘요. 글로 쓸 때는 '나'에서 나온 말이면 ㅐ, '너'에서 나온 말이면 ㅔ라고 기억하면 돼요. ㅏ에서 ㅐ, ㅓ에서 ㅔ가 나왔다는 짝과도 잘 맞아요.
-대와 -데: 들은 말인지, 겪은 말인지
문장 끝에 붙는 '-대'와 '-데'도 자주 틀려요. 이 둘은 뜻이 분명히 달라요.
- -대: 남에게 들은 말을 전할 때 써요. '-다고 해'를 줄인 말이에요. 예) 내일 비가 온대. (= 온다고 해)
- -데: 내가 직접 보고 겪은 일을 떠올려 말할 때 써요. '-더라'와 비슷해요. 예) 그 식당 음식이 맛있데. (= 맛있더라)
헷갈릴 때는 '-다고 해'로 바꿔 보세요. 말이 되면 '-대', '-더라'로 바꿔서 말이 되면 '-데'예요. 한편 '먹는데', '좋은데'처럼 문장을 이어 갈 때 쓰는 '-는데', '-은데'는 늘 ㅔ로 써요.
ㅚ·ㅙ·ㅞ: 세 모음이 거의 같은 소리예요
'외', '왜', '웨'를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세 글자가 거의 똑같이 들려요. 표준 발음법에서도 ㅚ는 원래 입술을 둥글게 한 채로 내는 한 덩어리 소리지만, ㅙ·ㅞ와 비슷한 [웨]처럼 소리 내는 것도 허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세 모음은 소리만으로는 거의 가려낼 수 없어요.
| ㅚ | ㅙ | ㅞ |
|---|---|---|
| 외국, 외삼촌 | 왜, 왜냐하면 | 웨딩, 웨이터 |
| 괴물, 괴롭다 | 꽤, 상쾌하다 | 꿰다, 꿰매다 |
| 쇠, 참외 | 돼지, 횃불 | 궤도, 훼손 |
세 모음 가운데 가장 드물게 쓰이는 건 ㅞ예요. 순우리말에서는 '꿰다', '꿰매다', '웬' 정도에 나오고, 나머지는 한자어나 외래어가 많아요. 그래서 '웨'처럼 들리는 소리가 나오면 먼저 ㅚ나 ㅙ를 떠올리는 편이 맞을 때가 많아요.
되와 돼: '하'와 '해'로 바꿔 보세요
ㅚ와 ㅙ가 헷갈리는 말 가운데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 되와 돼예요. '돼'는 '되어'를 줄인 말이에요. '되 + 어'가 합쳐져 ㅚ에 ㅓ가 더해지니 ㅙ가 되는 거예요.
되어 → 돼 · 되었다 → 됐다 · 되어요 → 돼요
가려 쓰는 쉬운 방법이 있어요. 그 자리에 '하'와 '해'를 넣어 보는 거예요. '하'가 어울리면 '되', '해'가 어울리면 '돼'예요.
| 문장 | 바꿔 보기 | 맞는 글자 |
|---|---|---|
| 그러면 안 ( )요. | 안 해요 (O), 안 하요 (X) | 안 돼요 |
| 의사가 ( )고 싶어요. | 하고 (O), 해고 (X) | 되고 |
| 이제 다 ( )다. | 했다 (O), 핬다 (X) | 됐다 |
| 어떻게 ( )나요? | 하나요 (O), 해나요 (X) | 되나요 |
같은 원리로 '뵈다'도 '뵈어요'가 줄면 '봬요'가 돼요. "내일 봬요"가 맞고 "내일 뵈요"는 틀린 표기예요. 마찬가지로 '하'와 '해'를 넣어 보면 "내일 해요"가 자연스러우니 '봬요'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왠지와 웬: '왜'가 들어 있는지 보세요
ㅙ와 ㅞ가 헷갈리는 대표적인 말은 '왠지'와 '웬'이에요. 규칙은 간단해요.
- 왠지: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라 '왜'의 ㅙ를 써요. 예)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요.
- 웬: '어찌 된', '어떠한'이라는 뜻이에요. 예) 웬일이야? 웬 사람이 와 있어요. 웬만하면 같이 가요.
'왠지'를 뺀 나머지는 거의 다 '웬'이라고 기억하면 편해요. '왠일', '왠만하면'은 틀린 표기예요. 뜻을 풀었을 때 '왜'가 들어가면 ㅙ, 아니면 ㅞ예요.
ㅖ와 ㅢ도 소리가 바뀌어요
글자대로 소리 나지 않는 모음이 두 개 더 있어요. 맞춤법에서는 글자를 그대로 쓰지만, 읽을 때는 소리가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받아쓰기할 때 헷갈려요.
- ㅖ: '예', '례'는 [ㅖ]로 읽지만, 그 밖의 자음 뒤에서는 [ㅔ]로 읽어도 돼요. 예) 시계 [시계/시게], 계시다 [계시다/게시다]
- ㅢ: 단어 첫머리의 '의'는 [의]로 읽어요(의자). 자음 뒤의 ㅢ는 [ㅣ]로 읽어요(희망 [히망]). 둘째 글자부터 나오는 '의'는 [이]로도 읽을 수 있고(주의 [주의/주이]), '나의'처럼 뜻을 더하는 '의'는 [에]로도 읽을 수 있어요.
ㅖ와 비슷한 일로 '-이에요'와 '-예요'도 있어요. 받침이 있는 말 뒤에는 '-이에요', 받침이 없는 말 뒤에는 줄어든 '-예요'를 써요. '책이에요', '사과예요'처럼요. 다만 '아니다'는 '아니 + 에요'라서 '아니에요'가 맞고, '아니예요'는 틀린 표기예요.
자모당에서는 이렇게 눌러요
자모당에서는 ㅐ, ㅔ, ㅚ, ㅙ, ㅞ, ㅖ, ㅢ가 모두 버튼 한 칸이에요. 자판처럼 ㅗ와 ㅐ를 따로 눌러 ㅙ를 만들지 않고, ㅙ 버튼을 한 번에 눌러요. 그래서 '돼지'라면 ㄷ ㅙ ㅈ ㅣ, 네 번이면 끝나요.
자판으로 '왜': ㅇ ㅗ ㅐ (세 번)
자모당에서 '왜': ㅇ ㅙ (두 번)
버튼판에 모양이 비슷한 모음이 함께 섞여 있으면 순간적으로 잘못 누르기 쉬워요. ㅐ와 ㅔ는 짧은 가로획이 세로획 사이 안쪽에 있으면 ㅐ, 바깥 왼쪽에 있으면 ㅔ예요. ㅚ·ㅙ·ㅞ는 아래쪽에 ㅗ가 있는지 ㅜ가 있는지, 오른쪽 세로획이 하나인지 둘인지를 보면 빨리 가려낼 수 있어요. 오답에는 벌점이 붙으니, 헷갈리는 모음이 보이면 반 박자 쉬고 정확히 누르는 편이 오히려 기록이 좋아요.
한 번 정리해 볼까요?
- ㅐ·ㅔ·ㅚ·ㅙ·ㅞ는 모두 다른 모음 뒤에 ㅣ가 붙어 만들어졌어요.
- ㅐ와 ㅔ는 요즘 거의 같은 소리라서, 개·게, 매다·메다, 결재·결제처럼 뜻으로 구별해요.
- '-대'는 들은 말, '-데'는 직접 겪은 말이에요.
- ㅚ·ㅙ·ㅞ는 소리가 거의 같아요. 되·돼는 '하'와 '해'를 넣어 보면 가려낼 수 있어요.
- '왜인지'는 왠지, 나머지 웬일·웬만하면은 웬이에요.
- ㅖ와 ㅢ는 자리에 따라 소리가 바뀌지만 글자는 그대로 써요. '아니에요'가 맞아요.
받침이 헷갈리는 말은 헷갈리는 받침 맞춤법, 모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자모 쉽게 이해하기에서 더 볼 수 있어요. 비슷한 모음을 빠르게 가려내는 연습은 자모당에서 해 보세요.